비수기에 무계획여행으로 17일동안 홋카이도 일주하고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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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름대로 여행 계획을 잘 짠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여행을 아주 많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내 여행 역사중에서 실패했다고 느낀 것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여행이 성공이었는지 실패했는지는 결정하기가 어렵지만 굳이 말하자면 실패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하루 평균 300Km~400Km를 매일같이 운전하고 다녔으니 몸은 몸대로 지치고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대비 가격대비 얻은 경험도 적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깜빡하고 몇군데 둘러보지 못한 곳도 있어서 그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실패에 가까웠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좋았던 점은 일반적인 홋카이도여행에서는 가보기 힘든 장소를 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독특한 여행 스타일이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음식을 중요시하거나, 또 누군가는 좋은 풍경을 중요시하거나, 또 다른 누군가는 현지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는 등 각자만의 여행스타일이 있다.

나는 가능하면 많은 곳을 돌아보는 것을 중요시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참 많은 곳을 갔었기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만은 만족한다.

이번 무계획여행중에서 나를 힘들게 한 3가지

나를 배신한 날씨

2013년5월홋카이도날씨
홋카이도는 5월에도 눈이 내리지만 삿포로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삿포로에 이번에 눈이 내렸다 이는 삿포로에서도 21년만의 5월달의 눈이라는 기록을 갱신했다고 한다.
게다가 무려 17일이라는 긴 기간동안 여행하면서 눈부신 태양을 본 것은 불과 두번밖에 없었으니 아무리 비수기라고 해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하고 하늘이 원망스러울뿐이다.
차라리 여행 기간이 짧았다면 나름대로 몇군데로 추려서 최대한 이동거리를 줄이며 궂은 날씨라도 좀 즐기면서 천천히 했을텐데 그렇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시간이 남아돌아서 초조함이 없었던 것이 오히려 이번 여행에서는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까워서 포기를 할수 없었기에….
찍은 사진은 약 4000장정도 되는데 건질만한 사진은 많지 않다.

홋카이도는 생각보다 꽤 넓었다

홋카이도 크기
일본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홋카이도의 크기이다. 여행 조사를 할 때, 일본전도를 보지않고 위 사진처럼 홋카이도만 보고 거리감각에 둔해져서 여행계획을 세우고 출발 직전이 되서야 뭔가 잘못됐구나하고 당황하는 사람들을 몇 번 본적이 있다.

삿포로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며칠후에 비행기로 하코다테 공항에 IN하니까 차타고 하코다테 공항까지 마중 나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삿포로에서 하코다테까지는 직선거리 약 150km이지만 두 도시사이에는 바다가 있고 주요도로가 먼 길로 돌아가야 하기때문에 실제 운행거리는 300Km를 넘는다.
이런 부탁은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대구에 사는 사람한테 차로 데리러 오라는 말과 같다.

일본은 크게 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4개의 섬중의 하나인 홋카이도는 일본 전체면적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대한민국 면적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면적이라고 한다.
홋카이도를 일주하는 것이 우리나라를 일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작지않는 곳이다. 이제 홋카이도가 얼마나 넓은 곳인지 감이 올 것이다.

홋카이도의 기본적인 여행코스는 몇몇곳이 대충 정해져있다.
일정이 짧은 여행자에게는 삿포로, 오타루, 비에이가 기본일 것이고,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노보리베츠+하코다테 또는 아바시리+시레토코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장소 외의 다른 곳은 어떤 매니아적인 이유가 없다면 특별히 갈 말한 곳도 없고 갈 필요도 없다.

열심히 발도장이나 찍자는 마인드


아무튼 예상치 못한 궂은 날씨로, 현지에서 계획세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다. 현지에 가서 주간날씨를 봐도 구름, 비, 눈만 있고 태양마크는 거의 없었다. 아무리 사진을 많이 찍어도 좋은 사진 건지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이번 골든위크 연휴기간에는 JR홋카이도 프리패스를 쓸 수 없다는 것도 나에겐 너무 가혹했다.
그냥 여행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선택지도 있었으나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한다는 심정과 여기까지 온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가보자는 악마의 속삭임에 빠져 이 여행을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가게되었다.
결국 여행의 본질을 잊어버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발도장이나 열심히 찍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참 많이도 움직인 것이 이번 여행의 실패의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이번 무계획여행의 일정, 비용, 거리 통계

일정

여행을 끝나고 뒤돌아보니 내 일정은 이렇게 되어있었다.

실제로 움직인 여행일정표

5월 3일과 4일은 현지에서 투어를 신청하여 돌아다녔고, 6일은 하루종일 비가 오는 바람에 3일과 4일 이틀동안 투어 가이드를 해주신 분이 초청으로 그 분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비용

17일동안의 총여행경비 : 265,265엔
 식비56,598엔
대중교통51,749엔
숙박31,086엔
주유29,855엔
렌터카28,375엔
그 외25,193엔
투어+식사21,000엔
고속도로통행료15,300엔
각종입장권9,620엔
코인록커4,000엔

식비는 하루 평균 3300엔꼴로 많이 쓴 금액은 아닌것 같다. 교통비는 도쿄-삿포로 왕복비용이 약 2만엔이었으니까 현지에서 렌터카 빌리기전까지 약 1주일간 3만엔 정도 썼나보다. 하코다테에서 삿포로 이동하는 동안에 가장 많이 비용이 컸던게 아닌가싶다.

숙박비(31,086엔)가 저렴하게 나온것은 거의 매일 밤마다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하는데 도착하면 새벽이라서 따로 숙박을 잡지 않고 차에서 잠을 잤기때문이다.
일정의 반을 차에서 노숙했던 지라 숙박비가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 평소에도 숙박비는 잠만 자는 곳이라 생각해서 숙박비는 어느 정도 아끼는 편인데 이 정도면 무난했던 것 같다.

렌터카(28,375엔)는 약 7일간 빌린 금액인데 지인을 통해 아주 저렴하게 빌렸다. 그래도 렌터카로인해 발생한 주유비+고속도로통행료를 다 합치면 무려 44,000엔이나 된다. 좀 비싼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구석구석 기차나 버스로는 가기 힘든 곳도 여러 곳 다녔으니 이건 어쩔수가 없었던 것 같다.

이동거리

주요도시간 총이동거리는 무려 6194km에 달한다.

도쿄에서 홋카이도의 왕복거리를 2000km라고 쳐도 홋카이도에서만 무려 4000km를 넘게 돌아다닌 꼴이 된다. 이중 렌터카로 달린 거리가 3000km정도 된다. 7일간을 빌렸으니 하루평균 400km이상이다. 서울-부산 구간을 약 4번 왕복한 것과 비슷하다.

정말 장난아니게 넓은 땅이다.

마치며

혼자서 여행한다는 것은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강점일 것이다.
반면 조금 외롭기도 하다. 오로지 현지에서만 느낄수 있는 그 감정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으니까.

어쨎거나 나는 나름대로 즐기고 왔다고 생각한다. 날씨때문에 만족도면에서는 별 2개밖에 줄 수 없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 18일간이나 여행을..부럽습니다. 전 신혼여행을 2주간 다녀온게 가장 기록이예요..ㅎㅎ
    차안에서 숙박을 하셨다니..힘들지 않으셨나요?
    홋카이도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뉴스는 봤습니다. 고생 많으셨죠?
    그래도 두고두고 추억이 될 여행이셨네요.
    전 개인적으론 아바시리의 여행편이 궁금하네요..ㅎㅎ

    • 피터팬† 댓글:

      워낙 무신경이라 차안에서 잠을 자도 크게 불편함은 못 느꼈어요 ^^
      눈이 쌓여있는 걸 보는 건 괜찮은데 운전할 땐 겁이 나더라구요 ㅋㅋ
      여러가지로 인생공부 많이 하고 온 것 같습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배울 건 많이 있네요.
      시간순으로 쓸 예정이라서 아바시리 포스팅은 많이 기다리셔야 될 듯 싶습니다 *^^*

  2. SCHL 댓글:

    다음주에 홋카이도 가는데!! 혹시 후라노비에이 투어 정보 여쭤봐도 될까요? 현지에서 신청하신건가요??

    • 피터팬† 댓글:

      반갑습니다. SCHL님!!
      어떤 점이 궁금하신가요?
      아는데로 알려드리고 모르는 것은 알아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
      투어는 현지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다가 알게된 네이버카페에서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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