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 있는 PET(애완동물) 버튼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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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각부가 2010년에 실시한 “당신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편입니까?”라는 리서치(일본어)에 따르면 답변자의 약 25%는 싫어하는 걸로 밝혀졌습니다. 수년전의 리서치라고 해도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대충 갸늠해 볼 수는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애완동물을 좋아한다면 얼마나 평화로운 세상이겠습니까마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법. 애완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바깥에서 만나는 남의 애완동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애완동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죠.

저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애완동물은 좋아하지만 가끔씩 보이는 애완동물 주인의 눈쌀 찌푸리는 짓거리 때문에 점점 싫어하는 편으로 기울고 있는 중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좋든 싫든 애완동물들과 공존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엘리베이터의 PET버튼의 역할

엘리베이터 펫 PET 버튼 エレベーター ペットボタン
어느날 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처음 보는 버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ペット(애완동물) 버튼이었습니다.
처음보는 이 신기한 버튼을 보고 제가 상상해본 2가지는
1. 버튼을 누르면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2. 애완동물 특유의 냄새를 제거해주는 살균작용 시스템이 작동한다.
였는데 정답은 1번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 펫 PET 버튼 エレベーター ペットボタン
애완동물을 데리고 타는 사람이 안에서 PET버튼을 누르면 바깥쪽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표시등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표시등을 보고 애완동물을 싫어하거나 내 애완견을 다른 개랑 태우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엘리베이터를 그냥 보내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됩니다.
이렇게 애완동물 때문에 엘리베이터안에서 다른 사람과 마찰을 빚을 일은 피할수 있으니 이 버튼은 참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애완동물 싫어하는 사람이 손해 아닌가?

하지만 애완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고작 개xx 때문에 나더러 다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라고 말이죠. 마찰을 빚을 일은 피할 수 있으나 결국 애완동물 싫어하는 사람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결과가 나옵니다. 좀 불공평한 것같지 않나요? 그래서 또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가 나온것 같습니다.
엘리베이터 펫 PET
엘리베이터가 2대 이상 가동되고있는 아파트 중에는 위와 같이 애완동물을 태울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태울수 없는 엘리베이터를 정해놓은 곳도 있습니다.
음~ 이 방법이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버튼을 하나 더 만들어야하지 않나?

그런데 말이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애완동물의 주인을 싫어하는 경우는 있어도 애완동물을 싫어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애완동물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타인에게 폐를 끼쳐서도 안되고요.

애완동물탑승중이라는 표시는 막말로 「지금 내가 사랑하는 동물과 함께 있으니 동물 싫어하는 당신은 타든말든 알아서하라」는 말입니다. 아까는 이 버튼이 있어서 마찰을 피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이 버튼 자체가 불공평한 것 같습니다. 애완동물 버튼이 있다면 당연히 그 반대인 애완동물탑승불가라는 버튼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나 애완동물 진짜 싫어하니까 애완동물 데리고 있는 당신이 다음 엘리베이터 타!!」라는 버튼 말이죠.

마지막으로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PET버튼이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나요? 아무튼 이 버튼의 존재를 알고나서 역시 일본은 타인을 배려하는 나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버튼은 최근 수년전부터 건축되고 있는 고급(?) 아파트에만 설치되고 있다고 하니 PET버튼의 존재를 모르는 일본인도 많다고 합니다.

댓글

  1. 도플파란 댓글:

    음.. 국내에선 아직 보지 못했네요..

    유용한 버튼 인것 같아요.. 있으면 좋은 것…

    케이지에 넣으면 그나마 괜찮지만, 대형견들은 그냥 데리고 타야하기 때문에…

    저런 버튼이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피터팬† 댓글:

      역시 국내에는 없나보군요.
      엘리베이터 문 열렸는데 대형견이 딱 나타나면 쫌 놀라겠어요~
      뭔가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한국에서 만들 일은 없을것 같기도 해요 ^^

  2. 제니 댓글:

    전 no pet 버튼이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예 승강기가 따로 있는 것도 좋구요. 동물 싫어하거나 알레르기 있는 사람이 먼저 타있으면 동물이 양보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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