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는 오랫동안 정치의 중심지였던만큼 권력자 교체가 잦았습니다. 오늘의 아군이 내일은 적이 되는 일도 많았기 때문에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토에는 현재까지도 그 정서가 많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칭찬을 받았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있습니다.
교토에서는 혼네(本音)와 타테마에(建前)를 재빨리 캐치하지 못하면 출세하기가 힘듭니다. 혼네와 타테마에는 교토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일본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나 유독 칸사이 지방이 더 심하다고 해요. 심하다는 표현이 맞는 지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다른 지방의 혼네와 타테마에랑은 많이 다른가봅니다. 저는 될수 있으면 혼네만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은데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교토에서는 뭔가 부탁했을 때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는 답변이 거절의 의미라고 하는데요, 이것도 교토뿐만이 아니라 일본 전체적으로 그런것 같아요. 이것은 한국에서도 많이 쓰는 표현이지 않나 싶습니다. 승낙할 마음은 없는데 딱잘라 거절하기도 힘드니까 애매하게 거절하는 거겠죠. 이것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고 나중에 “지난 번 그일 어떻게 하실건가요?”하고 재촉했다가는 “생각해본다고 했잖아”하고 상대방을 화나게 할 수도 있답니다.
이 「생각해 보겠습니다」는 일본에 온지 얼마 안되는 유학생들도 많이 당한다(?)고 합니다.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생각해 볼게요」라든지「나중에 연락드릴게요」라는 답변을 듣고 무작정 기다리다가 나중에야 비로소 「거절당했구나」라는 걸 실감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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